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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시마산 화산분화를 보면서 생각나는 추억

K히메 2011. 1. 28. 10:21

일부 주민 피난, 철도.항공기 운행 중단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26일 분화를 시작한 일본 규슈(九州)의 한 화산이 하루 지난 27일 더 활발하게 불길과 연기를 내뿜기 시작해 본격적인 폭발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27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1분께 규슈 남쪽 기리시마(霧島)산 신모에(新燃)봉(1천421m)에서 '폭발적 분화'가 발생했다. 기리시마산가고시마(鹿兒島)현과 미야자키(宮崎)현에 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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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일본 규슈의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경계에 있는 신모에다케 화산이 분화하기 시작해 많은 양의 연기가 1,500m까지 치솟아 인근 상공을 뒤덮었습니다.

 


일본 재해당국은 이 화산이 조만간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경 2km 내에 출입제한 조치를 취하고 인근의 항공기 운항과 전차 운행도 중지했습니다.

해발 1,421m의 신모에다케 화산은 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간헐적으로 분화해온 활화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격렬하게 분화하는 일본 신모에봉
27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1분께 규슈 남쪽 기리시마(霧島)산 신모에(新燃)봉(1천421m)에서 '폭발적 분화'가 발생했다. 기리시마산은 가고시마(鹿兒島)현과 미야자키(宮崎)현에 걸쳐 있다. 일본 기상청은 '분화에 지진과 일정 기준 이상의 공진(空振)이 동반될 경우'를 폭발적 분화로 분류한다. 일반적인 화산의 분화와 본격적인 폭발의 중간 정도인 셈이다. 신모에봉이 폭발적 분화를 한 것은 1959년 이후 5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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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의 화산분화 뉴스를 보면서 먼저 떠오른 것은 2002년 여행에 대한 기억이다.

오이타대학에서 석사과정를 했는데, 석사를 마칠 무렵 오이타를 떠나면 다시 오기 힘들것 같아 여행을 하기로 했다. 마침 2002년 2월 형부와 언니도 왔었다. 우리는 미야자키현, 그리고  가고시마를 여행하였다. 여행을 마치고 오이타로 돌아오면서 이 산 속을 지나왔는데 그 때의 기억이 너무 강열하게 남아있다.

 

언니도 많은 여행을 했지만 그 때의 기억이 제일 강하게 남아있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람 인적없는 깊은 산속을 밤새 헤메며 휘발유가 떨어져 어딘지도 모르는 산속에 갖히게 될 것 같은 두려움에 몇시간을 떨어야 했기 때문이다.

 

미야자키, 그리고 가고시마현 여행를 마친 후 우리는 가고시마시에 있는 모레온천을 즐겼다. 여행 후 땀을 쫙 빼고 난 우리는 약 3시간 후면 집에 도착하여 여행의 피곤함으로 단잠을 잘것이라고 믿었다.

 

그전부터 일반인보다 모험심 많은 나는 지도 한장을 들고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도로를 선택하여 여행하기를 즐겼다. 지금은 너비게이션이 있어 편리한 세상이 되었지만 그때는 지도 한장에 의지하고 다녀야 했다.

 

지도를 보니 우리가 왔던 해변가로 돌아오는 길보다 거리상 가깝게 보였고, 오던 길로 다시 돌아가면 드라이브의 재미가 반으로 줄 것 같았다. 또 산길이지만 명색이 국도로 되어 있어서 흥분 마음으로 이 도로를 선택하였다.

 

단지, 약간 마음에 걸리는 것은 출발시간이 오후 5시라는 것, 그리고 휘발유가  탱크의 반 이하라는 점이었다. 그리도 지도의 거리를 보면 약 3시간 정도면 집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명색이 국도인데 승용차 1대가 겨우 지나다닐 정도의 폭에, 바로 옆에는 천길 낭떠러지, 앞에서 다른 차가 오면 빠꾸를 해서 비켜줘여 하는데 내 운전 실력으로는 도저히 빠꾸할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천연 조건이었다.

 

일본은 한국과 핸들이 반대 쪽에 있어 아차하는 순간에는 천길 낭떠러지로,,,,,,뚝,,,,,,,,

처음에는 그런 아슬아슬함에 스릴을 느끼며 즐거워했다. 그리고 주변은 말 그대로 처녀림,,,, 원시림,,,,,,이라고 해야할 까?  약 2시간을 운전하는 사이에 차 2대가 지나갔다. 차가 올 때마다 가슴이 덜컥거린다. 내가 비켜줘야 하는 상황이 발행하면 어떡하지,,,,,

두대가 모두 트럭으로 이 산길에 익숙한 운전사들인 모양이다. 그 쪽에서 적당한 곳에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줬다.

 

그리고 나서 다른 차를 만나는 일이 없었고,,,,,, 밤은 깊어가고 ,,,,,,,3시간이면 도착하리가 생각했었는데,,,, 5시간이 지나가고 있는데 산 아래로 내려오기는 커녕 앞의 길을 보면 계속 산위로,,,,산위로,,,, 올라가는 길만 보인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람 기척을 느낄 수 가 없다는 것이다.

 

차는 속도를 낼 수 없었고 끝없는 산길의 연속이었다. 운전하는 내 어깨에 얼마나 힘이 들어갔는지,,,,,

산 정상 정도에 올라 갔을  때 잠시 하늘을 보니 깜깜한 하늘에 밝은 별들이,,,,,,

아름답기는 했지만 시간을 보니 새벽 2시,,,,, 아름다움을 느낄 여유도 없이 휘발유가 떨어져 어딘지도 모를 이 산속에 갖혀 버릴 것 같은 공포에,,,,,,,,,아유 무서워,,,,,,

우리 형부 우리를 달래려고 하는데 형부 얼굴도 잔뜩 굳어 있었다. 

처음에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산길에 "이산도 아닌게벼" "저 산도 아닌계벼"하고 농담을 하던 우리 세 사람은 어느 덧 신경이 날까로워지고 그리고 그 누구도 함부로 입을 열 수 없는 그런 분위기가 되었다.

 

다행히 새벽 3시경에 마을이 나타나 그 때 겨우 마음의 여유를 찾기 시작했지만 언니는 다시는 그런 곳 가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약 3시간이면 도착할 것으로 생각한 오이타를 거의 12시간에 걸쳐 도착하였다.

그래서 이 곳에 대한 기억이 강열하다. 그런데 이번에 화산 폭발하면서 자꾸 이 지역의 지도가 나오자 다시 나의 기억을 자극하고 있다.

그 때의 스릴도 조금 남아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즐거운 추억으로 회상할 수 있어서 좋다.

 

9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산은 아직 원시림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

아니 남아 있을 것이다.

그 깊은 산속까지 어떻게 개발의 손길을 뻐칠 수 있을 것인가!

 

다시 한번 그 곳에 가고 싶다.

두번째 경험은 스릴의 느낌을 반감시키겠지만 여유를 가지고 그 주변을 둘러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