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 겨울방학 (스쿠버다이빙)
2월 19일 저녁, 인천발 마닐라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선배 이사를 도와주고 나서인지 피곤한 몸이지만 그래도 마음은 설렌다. 꼭 해보고 싶었던 스쿠버 다이빙. 그것을 하러 가는 것이다. 원래 계획은 가자마자 하는 거였지만 같이가는 동생 사정상 목요일로 미루어진게 아쉽지만.
면세점에 들러 미리 주문해두었던 부탁받았던 시계와 내 새 지갑을 인수받고 새로 만들어진 탑승동으로 향했다. 이 탑승동은 나도 첨와보는 곳이다. 1~2년 전에 지어진 것 같은데, 출국심사대를 통과한 후 가운데에 있는 모노레일을 타고 3분정도 가면은 있는 곳이다. 뭐 다른 특별히 볼만한 것은 없는 곳이지만.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외국 국적기를 타고 출국을 해본다. 필리핀이나 호주에서 그 나라 국적기를 타고 이동을 해본적은 있지만, 해외로 나가보는건 처음이니 살짝 긴장될만도 하다.
세부퍼시픽. 필리핀 국적의 저가항공사로서 비행기에 타면은 아무 서비스도 없다. 심지어 물도 사먹어야 한다. 그만큼 왕복 4~50만원 하는 일반 티켓보다 저렴한 30만원대에 공급을 하고있다. 이번 여행에서 나의 경우 이벤트성의 세부퍼시픽 프로모를 통해서 왕복 15만원이라는 더 저렴한 가격에 여행을 하는 것이다. 탑승동에서 바라본 세부퍼시픽 비행기는 정말 작았다. 아마 저번에 타보았던 국내선과 크기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옆에 있는 케세이퍼시픽 비행기와 크기를 비교해보니 아기비행기라고 해도 무방하다.
비행기 안은 좌우로 세자리씩 배치되는 구조로, 의자는 일반 비행기와 큰 차이가 없는듯 하다. 더군다나 갈때는 옆자리에 아무도 앉지 않아서 훨씬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역시 새벽에는 비행기 타는 사람이 적긴 하나보다. 아 그리고 몇시간 남았는지 얼마남았는지 알려주는 모니터 하나도 없다.
4시간이나 되는 비행시간 동안 잠을 청해보지만 잠이 안온다. 역시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지금까지 비행기에서 푹 자본적이 없는데 이번도 마찬가지다. 그냥 핸드폰에 넣어온 영화 한두편 보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다.
도착을 하고 입국심사대에 섰다. 이 나라, 입국심사가 은근히 깐깐하다. 돌아가는 티켓이 없으면은 입국이 거부되기도 한다고 한다. 입국심사대에서 문제는 내가 아니라 내 앞사람이였다. 대충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니 교환학생으로 온 학생인데 뭐가 없다고 그러는 것 같다. 정말 한참을 기다렸는데 옆에 새로운 사람이 와서 나를 그쪽으로 오라한다. 나에게 물어본 것은 어느 호텔에서 자냐고 물어본 것이다. 미리 필리핀에 있는 동생에게 부탁하여 호텔을 알아보라 했고 Sogo호텔이라는 곳을 알아봐주어서 그곳을 썼는데 문제는 그 호텔이 어디있냐는 것이었다. 어디있는 호텔이냐고 물어보길래 모른다고 할수도 없고… 대충 마카티라고 찍어불렀다. 그랬더니 통과란다. 여튼 무사히 필리핀에 입국했다.
짐을 찾고 나가니 동후가 기다리고 있었다. 새벽인데 공항까지 나오고 고생이 많다. 고생은 아니지. 자기가 부탁한 짐이랑 시계를 찾아가야 되는데. 동후라는 이 친구 처음 필리핀에 왔을 때 같이 홈스테이 했던 친구로, 어렸을 때 골프를 쳤는데 잘 안되서 지금은 여기서 공부중인 아이다. 여튼 나를 잘 따라주는 고마운 아이다.
우선 호텔로 향했다. 어디있는 것이냐고 물어보니 내가 찍은 마카티가 아닌 파사이라는 지역에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입국심사를 속여서 한 꼴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다. 싸고 괜찮은 호텔을 알아봐달라고 했는데, 정말 싸고 괜찮긴 하는데 러브호텔이란다. 이 동네가 워낙 게이가 많이 자기랑 같이 들어가면은 게이로 오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뭐 그래도 어쩔수 있나 3일만 머무르면 되는데.
우선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한숨 자고 나중에 보기로 했다. 자기도 내가 가지고 온 짐을 정리하러 가야된다고. 그나마 오늘은 수업이 없는 날이라고 마닐라 관광을 시켜준댄다. 뭐 딱히 볼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호텔 깨끗하긴 하다. 창문이 없다는 것 빼곤 괜찮은 것 같다. 밤에 이상한 소리나 안들리면 다행이련만. 피곤한 상태에서 잠을 청하니 정말 잠이 잘온다.
일어나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핸드폰에는 부재중 전화가 많이 찍혀있다. 동후가 불이나게 전화를 한 모양이다. 내 핸드폰은 여기서 심카드만 꼽으면은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하나 바로 샀다. 심카드 가격도 우리나라같이 만원씩 하는게 아니라 천원정도밖에 하지 않아 그리 부담되지도 않는다. 다시 동후에게 전화를 해서 몰 오브 아시아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나갈준비를 한다.
몰 오브 아시아. 꽤 큰 아니 상당히 큰 몰이다. 지금은 아시아에서 세번째 정도이지만 만들어질 당시에는 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몰이였다고 한다. 예전에 와본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기억에 한번 들어오면은 거의 길을 잃을 정도의 크기였다고 기억하고 있다.
택시를 타고 이곳으로 이동한 후, 동후랑 간단히 배를 채웠다. 물론 첫끼는 내가 좋아하는 챠우킹으로 가서. 시간이 벌써 4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동후가 여자친구가 이쪽으로 오기로 했다고 남는 시간동안 볼링 한게임 치자고 한다. 나도 한국에서 잘 안치는 볼링을 여기까지 와서 칠줄이야.
서너게임 치다보니 동후 여자친구가 왔다. 예전에 사진으로 본 적이 있지만 실물로 보니 상당히 미인이다. 이 아이는 필리핀에서 학교를 다니는 것은 아니고 교환학생으로 이곳에 와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 둘은 시한부 연애중인 것이다. 여기 와서 갑자기 이 아이도 같이 스쿠버 다이빙을 가게 되었다. 그리하여 원래 수요일 저녁에 스쿠버다이빙 리조트로 이동해서 목요일부터 교육을 받을 계획이였으나 이 아이와 같이 가기 위해서 시간을 맞추다 보니 목요일에 마닐라서 교육을 받고 목요일 저녁에 이동하기로 계획이 바뀌었다.
만나서 저녁을 먹기 위해 또 다른곳으로 이동한다. 나야 잘 모르니 끌려다닐뿐… 저녁을 내가 사준다고 약속을 했기에 괜찮은 곳으로 가보라고 했더니 동후가 자꾸 형 괜찮으시죠? 하고 물어본다. 어디가냐고 물어보니깐 알아서 모신다고 걱정하지 말랜다. 결국 간 곳은 일본식 고기뷔페인데 사실 정말 일본식인지도 모르겠다. 내 표현대로 하자만 고기에 장난을 많이 쳐놔서 고기는 별로 땡기지 않는다. 그나마 있는 스시도 진짜 별로다. 더더욱 날 짜증나게 만들었던건 여기 1인당 15000원이 넘어간다는 것이다. 한국 뷔페보다 더 비싸다. 음료수 몇 개 시키니 금방 5만원이 넘어가는듯 하다. 아 괜찮냐고 물어보는게 이런 뜻이였구나. 뭐 사주기로 했으니까 계산은 웃으면서.
식사 후 동후 여자친구는 숙제 때문에 먼저 들어가본다고 해서 먼저 보내고, 동후랑 나는 이스트우드라는 곳으로 향했다. 자기 말로는 여기 가보면은 필리핀에 대한 인식이 바뀐다고 그런다. 나는 필리핀에서 좋아봐야 얼마나 좋겠냐고 그랬더니 정말 아니라고 우선 가시자고 하며 나를 택시에 태웠다.
근데 이스트우드라는 곳 정말 좋다. 여기는 필리핀이 아니다. 쉽게 이곳을 설명하자면 오사카에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보는 느낌이였다. 깔끔하기도 너무 깔끔하고 워낙 외지에 있는지라 거지도 없고 그 흔한 개도 안보이고 지프니와 트라이시클도 다니지 않는다. 접근하기 힘든 곳이라 어중이 떠중이도 없고 정말 있는 애들만 오는 곳이라고 한다. 너무 새로운 느낌이다. 동후 말대로 필리핀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순간이다. 내가 서래마을이나 가로수길 이런곳은 가보진 못했지만 아마 강남에 가도 이보다 좋은 거리는 없을것이라고 확신한다.
커피 한잔과 소화를 시킨 후, 내가 좋아하는 라이브바를 찾아 나섰다. 멀리 가지 않고 찾을 수 있었다. 한가운데 있는 광장에서 공연을 하고있었다. 들어가서 간단히 맥주를 시키고 음악을 즐기기 시작했다. 역시 마닐라라 그런지 애들 실력이 다른 지방에 비해서는 뛰어난듯 하다. 퍼포먼스도 더 뛰어나고 쇼맨쉽도 있다. 이스트우드라는 이곳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다.
공연이 끝날때까지 있었는데 끝나고 나니 12시가 넘어갔다. 동후는 내일 학교를 가야하기 때문에 자기 홈스테이로 돌아가고 나도 호텔로 돌아왔다. 동네를 모르니 딴짓을 못하겠다. 그냥 잤다.
다음날 일어나니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내려가서 아침으로 빵조가리 몇 개 챙겨먹고 다시 동후한테 연락을 했다. 근데 자기가 수요일에 시험이 있어서 바쁠꺼란다. 심심하긴 하겠지만 시험본다는데 피해주고 싶지도 않아서 혼자 뭘할까 생각하다가 앙헬레스에 계신 목사님을 찾아뵙기로 했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 찾아뵐 생각은 없어서 연락도 안드렸었는데 그래도 혼자 있는것있는 것 낮다 싶어서 연락을 드렸다. 사모님께 전화드려 필리핀에 왔는데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고기사놓으신다고 오라고 하신다. 역시 쿨하신 사모님이시다.
앙헬레스야 예전에 혼자 가본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떨리지 않았다. 잠도 한 30분 정도 잔 것 같다. 목사님 댁도 그대로고 찾아가는데 아무 어려움이 없었다. 도착하니 목사님은 바기오에 가셔서 내일 아침에 오신다고 하고 사모님만 계셨다. 사모님께서 자고 목사님 뵙고 가라고 하신다. 이럴 줄 알았으면은 호텔 체크아웃하고 하루 아낄수 있는 거였는데…
사모님과 쇼핑도 나갔다가 집에와서 저녁도 먹고 맥주도 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잤다. 그리고 새벽에 목사님께서 들어오시는 소리를 들었다. 목사님께 인사를 드리니 갑자기 어연일이냐고 깜짝 놀라신다. 이차저차 사정을 말씀드리고 아침에 다시 뵙기로 하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목사님께 제대로 인사를 드리고 아침을 먹었다. 여전히 홈스테이를 하시지 않고 두분이서만 사신다. 이제는 누구 손님 와야지 고기반찬이 나오지 이제는 매일 된장국에 마른반찬이라고 투정아닌 투정을 하신다.
동후가 학교가 6시에 마친다고 하여서 점심먹고 넉넉하게 앙헬레스에서 다시 출발하였다. 저번에 앙헬레스에 왔을 때는 목사님께서 마닐라 가실 일이 있으셔서 데려다 주셨지만 이번은 다르다. 나 혼자 가야한다. 필리핀은 고속버스가 우리나같이 한 터미널에서 다 출발하는게 아니라 회사마다 터미널이 있어서 도착지가 같은 곳이라고 해도 터미널이 다 다르다. 동후가 렉토행 버스를 타라고 해서 탔는데 문제는 도착했는데 동후는 터미널이라는데 나는 못찾겠다는 것이다. 결국 다른 회사 버스를 타서 동후도 거기가 어딘지 모르고 나는 더더욱 모른다는 것이다. 결국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동후 학교앞인 Far East Univercity 앞으로 갔다. 택시로 5분도 안온 것 같은데 도착했다니 근처가 맞긴 맞았나보다.
오늘은 그린벨트라는 곳으로 가자고 한다. 이곳은 명품관이 모여있는 곳으로 이곳 역시 마닐라에서 깔끔한 곳 중 하나라고 한다. 이스트우드에서 깜짝 놀란 나는 많은 기대를 가지고 갔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실망이였다. 명품관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많이 모여있는 곳은 없으리라 생각될 정도로 크고 많았지만은 동네 모양새가 이스트우드의 외관에는 미치지 못했다. 도착하자마자 발코니가 있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스테이크를 썰었다. 타국에서 먹는 스테이크. 분위기 탓인지 더 맛있게 느껴진다.
오늘은 내일 아침에 교육이 있기에 커피 한잔만 하고 들어가서 쉬기로 했다. 내일 아침에 이동을 해야되기 때문에 동후가 같이 가서 잔다고 한다.
호텔에 들어와서 쉬고 있는데 잠이 잘 안온다. 결국엔 내가 동후를 꼬셔서 다시 나왔다. 엠바시라는 클럽으로 향했는데 마닐라에서는 괜찮은 클럽이라고 한다. 들어가보니 크기도 상당하고 외국인도 많고 이쁜 아가씨들도 많고. 아무튼 좋다는 말이 괜히 좋다고 한게 아닌듯 하다. 수요일인데도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아무튼 이 나라 사람들도 무지하게 노는 것 좋아라 한다.
아가씨 몇 명과 대화도 해보고 같이 한잔 하고 하다가 2시쯤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내일 가장 기대되는 것이 기다리고 있으니 내일을 당연히 생각해야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짐을 챙겼다. 바로 체크아웃을 하고 교육을 받으러 가기 위해서다. 체크아웃을 하려고 로비에 있는데 참 기분 이상하다. 남자 둘이 러브호텔에서 나와서인지,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 시선이 이상한 것 같다. 난 게이가 아니란 말이다.
체크아웃을 하고 마카티로 향했다. 강사님과 마카티에서 만나기로 해서이다. 마카티에 도착해서 커피숍에서 간단히 아침 겸 점심을 챙겨먹고 강사님을 만났다. 이 강사 상당히 기대가 많이 됐었다. 어제 밤까지 어디로 오라고 연락이 없던 사람이다. 결국 우리가 전화해서 오늘 어디로 가야하는지 물어보고 오게 된 것이다. 무슨 깡으로 전화도 안했던건지.
이동하는 길에 뭐하는 분이냐고 여쭤봤더니 화가란다. 한량의 필이 느껴진다. 나이는 33살. 다이빙이 좋아서 필리핀에 정착하게 되었고 지금은 자유롭게 작품활동 중이란다. 내 생각대로 한량이군.
수영장으로 이동을 하고 교육을 시작했다. 간단히 장비에 대해서 설명을 받은 후 오늘 우리가 할 일을 설명해 주었다. 첫번째, 이퀄라이징, 두번째, 물속에서 호흡기 뺏다가 다시 찾기, 세번째, 물속에서 수경 벗고 쓰기, 네번째, 가라앉기 위해 착용한 웨이트 벨트를 뺐다 다시 차기, 다섯번째 물속에서 B.C라고 불리우는 조끼를 벗었다 입기 이것이 첫시간에 할 것이였다. 아 첫날 배운 가장 중요한 사실! 다이버들은 절대 산소탱크라고 안한다. 공기탱크가 맞는 말이다.
이퀄라이징이란 귓속에 있는 공기 때문에 느껴지는 압력을 정상으로 돌려주는 것으로 방법은 간단하다. 코를 막고 코를 푸는것처럼 하면은 귓속에 느껴지는 압력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두번째 물속에서 호흡기를 잃어버리는 경우를 대비해서 다시 찾는 것으로, 역시 그냥 손을 뒤쪽으로 하여 비씨에 달려있는 네개의 줄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네개의 줄이란 호흡기, 옥토퍼스라고 불리우는 보조호흡기, 공기 잔압기, 비씨의 공기를 조절하는 인플레이터를 말한다.
세번째 수경 벗고쓰기는 약간 어려웠다. 더욱이 렌즈를 끼고 또 소독약이 어마어마하게 뿌려진 수영장에서 눈을 뜨니 눈이 따가웠다. 이것은 수경에 물이 들어가거나 벗겨졌을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다.
네번째는 웨이트 벨트에 관한 것인데, 스쿠버다이빙에서 중요한 것은 물속에서 뜨지도 않고 가라앉지도 않는 중성부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을 위헤서 비씨에 공기를 넣어주고 또 자기 몸무게에 맞춰 웨이트벨트라는 추가 달린 벨트를 달게 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우선 몸을 가라앉게 해주고, 또 급상승을 막아줘 급상승에 의한 감압병을 예방해준다. 이것 역시 웨이트 벨트를 풀고 다시 차는 훈련이다.
다섯번째 훈련은 비씨를 아예 벗고 다시 입는 것인데, 비씨에 문제가 생겻을 경우 체크를 하는 훈련이다.
다섯가지 훈련이 끝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강사님께서 어디서 해본적 있냐고 칭찬해주신다. 칭찬이라니 기분은 좋다.
두번째 시간은 중성부력을 맞추는 방법과 공기가 떨어졌을시 대처법에 대해서 배웠다. 중성부력이란게 자기 자신이 느껴야 되는 것이기에 상당히 맞추기 어려운 것이다. 더군다나 초보자의 경우 몸이 긴장을 하게 되면은 몸 속에 공기가 남아 더욱 힘들다고 한다. 나도 이날은 실패했다. 그리고 공기가 떨어졌을시 대처법은 세가지가 있다. 얕은 수심에서는 그냥 차고 올라가면 되고, 깊은 수심에서는 웨이트벨트를 풀고 급상승 하는 방법, 상대방에게 공기를 나눠주기를 요청해서 같이 호흡하고 올라가는 방법. 이 방법을 위해서 보조호흡기인 옥토퍼스가 존재하는것이다.
그리고 물위에 올라가서는 비씨에 공기를 인위적으로 불어넣어 물에 떠야한다. 이것 역시 힘들었다. 내가 수영을 못하다보니 킥이 어설퍼서 잘 뜨지 못한 것이다. 오기로 도전한 끝에 세번째에 겨후 성공했다. 사실 공기가 떨어졌을 때라는 경우는 없어야 한댄다. 항상 잔압계 체크를 잘 해서 자신의 공기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잘 파악하고 있어야 된다고 한다. 보통 150bar의 공기를 가지고 들어가는데 70bar까지 떨어지면은 마스터(통솔자)에게 이야기를 해서 올라갈 준비를 한다고 한다.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였고 오늘 밤에 아닐라오로 이동해서 내일부터는 정말 바닷속에 들어가게 된다. 저녁 식사후 강사님과 다시 만나기로 하고, 동후와 나는 근처 몰에서 저녁을 먹으며 동후 여자친구를 기다렸다.
다섯시간여의 훈련이 고단하긴 했나보다. 가는 길에 거의 잠자고 말았다. 확실한 운동부족이다.
우리가 향하는 곳은 아닐라오라는 곳으로 필리핀 남서쪽에 100km정도 떨어진 곳이다. 처음에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마닐라와 가까워서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은 필리핀 아니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다이빙 포인트란다. 어찌보면 운이 좋았다. 이렇게 좋은곳에서 첫 다이빙을 할 수 있다니.
아닐라오에 도착해서야 잠에서 깼다. 리조트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한 만큼 크고 깔끔한 리조트아니다. 조그마한 리조트에 단지 스쿠버다이빙을 위한 시설과 방만 있을 뿐이다. 그래도 동네가 워낙 평화로운지라 조용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아침밥을 먹고 오전엔 첫 교육을 받게 되었다. 교육은 세과목정도 받았는데 크게 장비학, 해양학, 응급처치학 세가지로 구분된다. 처음 교육을 받은 것은 응급처치학.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일어날수 있는 상황들과 대처법, 응급처치법등을 배우게 된다.
두번째는 장비학 스쿠버다이빙 기본 장비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 시간이다. 마지막 해양학은 조류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이 모든 것을 마지막에 시험을 봐서 통과해야지만이 자격증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강사님께서 워낙 재미있게 가르쳐 주셔서 너무나 재미있게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서야 드디어 바닷 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너무나 긴장된다. 수영장과는 비교도 안되는 긴장감. 수영장은 수심 3m밖에 안되지만 우리는 최소 15m를 들어간다. 정말로 실수하면 죽을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첫 다이빙 포인트는 조류도 거의 없는 정말 초보자를 위한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성공적으로 할 경우 아닐라오에서 가장 유명한 포인트중에 하나인 성당바위에 간다고 하신다. 성당바위가 유명한 이유는 그곳에 돌로 만든 십자가가 있기 때문이다. 첫 다이빙에서 너무 긴장한 탓인지 중성부력을 맞추기가 너무 힘들었다. 들어가서 산호초도 다 부셔버리고. 몸이 긴장을 해서 호흡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첫 다이빙때는 너무 긴장해서인지 보이는게 없었다. 그냥 살아 돌아온것에 감사할 뿐. 놀라운것은 10m도 안간 것 같은데 15m까지 갔다는 것이다.
잘햇는지도 모르고 올라왔는데, 강사님이 성당바위로 가자는 것이다. 첫 다이빙 치고는 너무 훌륭했다고 한다. 난 내가 뭘 한지도 모르는데.
여튼 1시간 이상의 휴식 후 다시 성당바위 포인트로 들어갔다. 처음보다는 확실히 요령도 생기고 여유도 생긴다. 십자가를 만져보기도 하고, 니모를 따라가보기도 하고. 정말 아름답다. 보라카이에서 본 바다와는 또 다르다. 물은 보라카이보다 맑진 않지만은 바닷속 산호와 물고기들의 향연이였다. 곰치, 복어, 가오리, 수많은 열대어들… 이것의 스쿠버다이빙의 매력인가보다.
한결 여유가 생겨서인지 불가사리도 집어들고 올라오고, 산호초 사이에 있는 쓰레기도 수거해주고. 확실히 여유가 생겻다. 올라와서 들어간 깊이를 여쭤보니 19m정도까지 갔다고 한다. 물속에서는 그렇게 느껴지지가 않는데 말이다.
저녁을 먹고 장비학에 대한 수업을 듣고, 강사님과 맥주파티가 시작되었다. 이제는 수제자라고까지 부르시면서 잘해주신다. 마지막날 저녁먹으면서 들은 말이지만, 다이빙 시작 전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과 눈높이는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나는 그것을 잘했다고 하셨다. 중성부력이 제대로 맞았다는 소리다. 그리고 동후는 핀킥이 좋다고 하셨다. 핀킥이란 우리가 흔히 오리발이라고 부르는 핀을 차는 동작을 말한다. 동후 여자친구는 경력자 답게 무난히 잘했다고 하시고. 저때까지 수제자라고 하면서 장난치실때는 그냥 한말이려니 했지만은 마지막날 저녁에 해주신 얘기는 자신도 정말 오랜만에 힘들지 않고 재미있게 했다고 하셨다. 우선 셋 다 다이빙에 대한 열의가 있는 것 같아서 좋았다고…
맥주를 마시는 동안 여기까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캐나다에서 대학을 졸업하시고 이곳에 우연히 왔다가 다이빙이 좋아 이곳에서 자리잡게 되셨다고 하셨다. 결혼하셔서 아이도 있으시고. 원래는 건축일을 하셨는데, 1년 전 죽을뻔한 고비를 넘기시고는 죽기전에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하고싶어 화가의 길을 걷고 계신다고 하신다. 자기 자신이 한량이라고 하면서 그게 얼마나 힘든 길인지 말해주기도 하시고. 정말 어떻게 보면은 한심하면서도 어떻게 보면은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하고 산다는게 멋있는 것 같기도 하고. 판단은 보는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맥주한잔하고 더운 기운에 선풍기를 켜고 창문을 열고 잤는데 아침에 비가 왔다. 여기도 바닷가라고 비오니 춥다. 결국 감기가 걸렸다. 아침에 일어나지도 못하고.
새벽 비행기 때문에 아침 6시에 일어나서 한타임 다이빙을 하기로 했는데 결국 못했다. 내가 일어나지를 못했다. 원래는 다이빙을 하고 24시간 안에는 비행기를 타면은 안된다고 한다. 몸에 있는 질소가 문제를 일으킬수도 있다고.
결국 아침을 먹고 나만 들어가지 못하고 동후와 동후 여자친구 둘이만 다녀왔다. 이번에는 둘이 26미터까지 찍고 왔다는 것이다. 너무 부럽다. 아침에 좀 힘들어도 일어났으면은 나도 다녀올수 있는 것인데. 둘이 들어가있는 동안 나는 스노쿨링만 하고 있었다. 둘이 나온 이후 스노쿨링하는 방법에 대한 간단한 교육도 받았다. 스노쿨링이란게 그냥 물 위에서 바닷속을 쳐다보는 것인지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다. 스노쿨링도 물속으로 치고 들어가는 기술이 있었고 호흡법 또한 따로 있었다. 물속으로 치고 들어간다는 것이 단순이 2~3m가 아닌 5m 이상을 치고 들어가는 것이다. 내 호흡이 짧아 오래 있지는 못하지만은 이것 또한 그 나름의 재미가 있다. 스노쿨링 잠수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겁이라는 것인데, 강사님께서는 겁없이 잘한다고 또 칭찬해주신다.
점심식사 이후 마지막 해양학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게 되었다. 시험이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워낙 재미있게 가르쳐주시고 기억에 쏙쏙 남게 가르쳐주셔서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다.
자격증은 이제 신청을 하고 나오면은 한국으로 보내주신단다.
시험이 끝난 후 마닐라로 돌아왔다. 돌아오니 여섯시. 앞으로 공할갈때까지 6시간 남았다. 강사님께서 저녁을 쏘신다고 7시까지 어느 식당으로 오라고 하신다. 그동안 강사님 와이프 픽업들 다녀와야 한다고.
근처 커피숍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강사님을 만나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강사님 장모님이 마닐라에서 꽤 크고 오래된 한식당 사장님이시란다. 우리는 지금 그 집에 와있는것이고.
강사님 와이프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나랑 동갑이라고 하는데 깜짝 놀랬다. 나랑 동갑의 포스가 아니다. 같은 나이이지만 근접하지 못할정도의 포스다. 말투도 엄청 차갑고. 남편이 무슨일이 있었다고 말하면 아주 차갑게 그래서 하면서 말하는데 우리는 처음에 어떻게 저렇게 차가운 여자랑 살지? 라고 생각했다. 남편은 필리핀 최고의 한량이고 부인은 필리핀 최고의 차도녀가 아닐까 싶다. 알고 보니 어렸을 때부터 필리핀에 살아 한국말에 감정 싫는 것을 몰라서 그런 말투가 나온듯 싶다. 그대신 영어 따갈로그는 정말 잘하신다. 성격도 처음 본 그런 성격이 아니라 호탕하시고. 그래도 카리스마 있으신 분인 것은 맞다. 한량인 남편을 잘 잡을 듯 싶다. 소주 한잔 기울이면서 다이빙할 때 있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면서 한참을 웃었다. 내가 핀킥으로 동후 여자친구를 찬 이야기, 강사님 눈에 동후가 자기 여자친구보다 잘 해보려고 기쓰고 하는게 보인다는 이야기, 동후가 마지막 다이빙에서 산소를 다 써버린 이야기 등등. 한참을 웃다보니 갈시간이 다되었다. 정말 헤어지기 싫은 순간이다. 이 모든 것을 두고 현실로 가야되니.
하지만 가야할 사람은 가야되지 않겠는가. 만남이 있으면은 헤어짐이 있는 것. 헤어짐이 있으니 다음 만남을 또 기약할 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