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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히메 2010. 5. 22. 10:28
재일 한국기업인 다시보기
[매일경제] 2010년 05월 21일(금) 오후 05:22                                                                                       가  가| 이메일| 프린트

한국인이 일본으로 이주한 역사는 100년을 넘어선다. 종전 200만명을 넘어서기까지 했던 재일 한국인 수는 조국 광복 이후 귀국으로 줄어들었지만 강제 연행, 취업과 학업 등 다양한 사연으로 바다를 건넜던 이들 중에는 잔류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패전 직후 재일 한국인들은 온갖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민족 차별과 편견 속에서 일본인보다 두 배, 세 배 이상 더 일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취직을 할 수 없기에 일본인들이 기피하는 음식점, 사금융, 폐품 도매업 등 3D 업종에 속하는 자영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었다.

전후 궁핍한 시기를 통과해야 했던 일본은 한국전쟁 특수로 고도 성장을 구가하기 시작했다. 이 변화 시기에 적절히 대응한 재일 한국인들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코오롱그룹 창업자 이원만은 방직공장을 설립해 크게 성공했고, 사카모토방적을 창업한 서갑호도 기업 확대에 성공해 한국에 진출한 후 방직업계 선두로 나섰다.

많은 재일 한국인들이 이 시기에 근면함과 도전 정신으로 성공의 길을 열었다. 이들은 1960년대 낙후된 조국을 돕기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박용구 육영회와 야마구치 장학회 등은 한국 유학생들을 도와 그들이 기술을 배워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왔다.

한국 경제 발전 초기에 수출 산업 육성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경제 개발 자금과 노하우를 제공한 이면에도 재일 한국인들이 있었다. 이 책은 재일 한국인 초기 이주 경위에서부터 이들이 고국에 기여한 공적들을 소개하고, 향후 재일 한국인 사회에 대한 전망까지 다룬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한국 사회는 재일 한국인 1세들의 한국 경제 발전에의 공적에 대해 인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일본 사회에서도 차별을 받아온 재일 한국인 1세들이 척박한 환경에서 이뤄온 업적에도 불구하고 조국에서는 대접은커녕 차별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나가노 신이치로 편저, 말글빛냄 펴냄.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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