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현립미술관
오래간만에 글을 올린다.
멕시코에서 발생한 신종 A인플렌자로 일본이 떠들떡하다.
텔레비젼에서는 하루종일 신종 A인플렌자 뉴스이고 밖에 나가면
마스크를 한 사람들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이러한 때 황금연휴를 맞아 날마다 집에서 논문과 함께 낑낑거리고 있는 나에게
연휴 마지막날 피카소와 클레의 전시회에 가지 않겠느냐고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림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지만 세계적인 명장들의 작품이라는 말에 한 번쯤은 봐두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가기로 하였다.
나는 글씨를 아주 못쓴다. 아마 우리 집안 내력이지 않을까 싶다. 형제가 4남2녀인데 큰오빠와 둘째오빠는 그런대로 글씨를 잘 쓰는 것 같은데 그외에 형제들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선을 반듯이 끗고 싶은데 절대로 반듯이 그어지지 않는다.
울퉁불둥,,,,,,, 내 손맘대로가 아니고 선 마음대로 인것 같다
칠판에 글씨를 쓸 때 그래서 곤란하다.
학기가 시작되면 첫시간에 글씨 못쓰는 것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
선생이 [바담 푼]하더라도 똑똑한 학생들아 너희들만은 [바람 풍]해야 된다고,,,,,~^
글씨를 못쓰기 때문에 당연히 그림도 못 그릴거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고 싶다거나
그림에 관심을 가진다거나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림 감상은 글씨 못 쓰는 것과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그런 내가 집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미술관에 가서 그림감상을 하기로 한 것이다.
피카소. 클레, 미로, 마그렛, 마틴스, 샤갈, 칸딘스키 23인에 의한 명화 64점
10시부터 개장인데 연휴기간이라 분명히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이므로 개장하자마자
들어가자고 오사카역에서 9시에 만나기로 약속하였다.
내가 미술감상을 하겠다고 했더니 하늘도 놀랬나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 기상예보다.
8시에 집에서 출발에 9시에 오사카역에서 친구를 만나 10시 고베현립미술관에 도착하였다.
고베현립미술관
입구에 도착하니 우리보다 먼저 와서 줄 선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하여튼 일본사람들 줄 잘 서는 것 보면 배워야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친구는 파울 클레의 그림을 좋아한단다.
재일교포 3세인데 클레의 그림을 보면 선명한 색이 한국의 보자기가 연상된다나.
그래서 좋아한다고 한다.
파울 클레는 스위스에서 태어났으나 독일 국적을 가지고 있다(1987-1940).
히틀러 통치시대에 독일에서 화가로서 활동하였으나 유태인이란 이유로 스위스로 쫒겨나 일생을 스위스에서 마쳤다고 한다.
피카소의 색채가 너무 강해서인지 아니 많은 작품들이 너무 강렬한 색채였기 때문에
색상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없었다.
오히려 클레가 사망하기 2-3년전부터 아주 단순하게 그린 그림들이 나를 더 매료시켰다.
1939년 클레작품[Embrace]
1940년 작품[Death and Fire]
짧은 시간의 감상이었지만 여러 화가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느낀것은
젊어서 색채에 매료된 사람이 늙어서 색을 버리고 아주 단순한 그림을 그리는가 하면
젊어서 단순한 색깔로 그리던 사람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색이 다양해지고 선명해지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화려한 색상의 옷을 좋아하는 사람과 아주 단순하고 심플한 색상의
옷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누어지듯이,,,,
나는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어떤 색깔을 좋아하게 되었지?
점심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미술관 레스토랑에서
가리비정식(1800엔)을 먹었는데 가리비를 한조각 입에 넣는 순간
이 요리는 와인과 너무 어울린다는 느낌이 왔다.
작년에 프랑스인 선생과 같이 프랑스 요리를 먹으러 갔을 때 생선과 조개요리는 화이트 와인,
육고기는 레드 와인이 어울린다고 했었는 데 가리비를 먹는 순간 그 말을 이해할 것 같았다.
나의 입도 조금은 고급으로 변했나? 하면서 화이트와인을 한잔 주문하였다.
블러그 생각을 못하고 덥석 덥석 다 먹고나서야 사진 생각이 났다.
식사가 끝나고 잠깐 바다를 보러 나와서 한장 찰칵,,,,,
비가 개었으나 습기가 많아 머리는 부시시해지고 와인 한잔에 얼굴 색깔은 곱게 물들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레스토랑 앞에서 한장 찰칵 하였다.
옆 건물이 레스토랑
황금연휴가 끝나간다.
달력을 보니 방학 때까지 쉬는 날이 없다.
아~~이제부터 방학때까지 강행군해야 하는구나.
여름방학아 빨리와라^^